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주변에 결혼 소식이 많이 들려오는 것 같아요. 연구소에도 예비부부 상담 문의가 정말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4월부터는 결혼식 시즌이니 더욱 그런 것 같아요. 저번 주말에 친구들과 모여 결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프로포즈는 어떻게 받고 싶은지~ 축의금은 얼마를 낼 건지~ 이런 사소한 내용 하나하나 궁금해하면서 서로 물어보고 있었죠. 그 안에서는 서로의 환상도 있고, 현실적인 이야기도 오고 갔던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를 나누니 '결혼'을 생각했을 때 안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까지 깊게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함께하는 순간의 첫걸음인 프로포즈부터, 본식이 아닌 뒤풀이 파티 그리고 축의금까지 이 세 가지 키워드에 대해 나라별로 다른 점과 의미를 함께 나눠보도록 할게요!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와 미국 그리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있는 일본 문화까지 알아볼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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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국에서는 보통 결혼을 약속한 뒤 프로포즈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미 상견례를 마치고 예식장도 잡은 후에 프로포즈를 하는 거죠! 한국에서는 결혼이 개인 간의 결정이라기보다는 두 가족의 합의와 만남이 중요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어요. 그래서 결혼 준비가 이미 양가 합의를 통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프로포즈가 이벤트처럼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그렇다 보니 프로포즈는 결혼 준비 중 한 가지 형식처럼 여겨지기도 하죠. 프로포즈 그 자체보다는 준비 과정 전체가 더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 같아요. 프로포즈를 떠올리면 예비 신랑이 예비 신부 앞에 무릎을 꿇고 반지를 끼워주는 모습이 떠오르잖아요. 요즘은 예물 반지와 별도로 디자인적으로 예쁜 다이아몬드 반지를 준비해 놓고 호텔을 빌려 영상 편지와 함께 이벤트를 한다고 해요. 그래서 이런 이벤트를 준비하는 순간부터 촬영을 해서 SNS에 남기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을 하면서 좋은 순간들을 간직하기도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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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프로포즈가 결혼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약속이자 인생의 전환점으로 여겨진다고 해요. 한국처럼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 중 한 단계가 아니라 두 사람이 결혼에 대한 의사를 확인하고, 함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순간이라고 하죠.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Will you marry me?"라고 이야기하며, 상대방에게 결혼에 대한 뜻을 묻잖아요. 그 멘트부터 시작해서 그 순간이 두 사람의 출발점이 되는 거죠! 프로포즈를 하는 이 순간 자체가 두 사람에게는 특별한 순간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벤트보다는 진심 어린 대화와 감정이 더 강조된다고 해요. 전통적으로 남성이 다이아몬드 반지를 준비하고 무릎을 꿇고 청혼을 하는 모습이 익숙한 장면이라고 해요, 왜 전통적인 지가 궁금해서 깊게 찾아봤는데요! 🤔
1947년은 전 세계적으로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못한 때였다고 해요. 미국과 유럽 사회에서는 일찍 결혼하는 조혼이 성행했고, 결혼과 관련된 산업들이 덩달아 성장한 시점이라고 해요. 그때 드비어스(De Beers)라는 회사가 “A diamond is forever”라는 슬로건을 통해 다이아몬드로 만든 예물을 결혼과 약혼을 위한 최고의 예물로 만들어냈다고 해요. 이 광고 카피의 파급력은 엄청났고, 한 메거진에서는 20세기 최고의 TOP10 광고 카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해요. 그 후부터 다이아몬드는 사랑과 신뢰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미국에서부터 지금은 한국까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게 된 것 같아요. (한 회사의 마케팅이 하나의 문화를 만들었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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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대해서도 알아볼게요. 일본에서는 프로포즈가 굉장히 조용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요.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경우도 많고, "앞으로 잘 부탁해요.", "같이 살아볼까?" 같은 일상에서도 자주 사용할 만한 자연스러운 말속에서 결혼에 대한 뜻을 전한다고 하네요.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서로의 눈빛이나 감정 분위기로부터 마음을 전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하죠. 일본에서는 프로포즈 이전에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게 중요한 절차로 여겨진다고 해요. 가족의 허락이 결혼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거죠! '고이시키'라는 전통 약혼식이 있는데, 꽤 많은 가정에서는 여전히 이 전통 약혼식을 진행한다고 하네요. 요즘 젊은 세대들은 도쿄타워 전망대나 테마파크 같은 장소에서 이벤트성 프로포즈를 진행한다고 하긴 하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조용하고 실용적인 결혼관이 깊이 남아있다고 하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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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하면 뒤풀이가 빠질 수 없겠죠! 한국의 결혼식은 예식 자체는 간단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그 이후에 이어지는 뒤풀이가 진짜 축제처럼 느껴질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신랑과 신부는 좀 더 편안한 차림으로 옷을 갈아입고 가까운 친구들과 자유롭게 어울리면서 긴장이 풀린 상태로 진심 어린 대화가 오가며 서로 축하해 주는 거죠. 요즘에는 스몰 웨딩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뒤풀이 자체가 본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해요. 이건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제 친구들은 본식보다 뒤풀이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신랑 친구들이랑 친해지겠다고 뒤풀이 전에 어찌나 꾸미는지..... 다들 이런 경험 있으시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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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결혼식과 피로연이 자연스럽게 하나로 이어져 있다고 해요. 예식이 끝난 뒤 바로 뷔페가 차려지면서 신나는 음악이 나오고 춤을 추고, 케이크 커팅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순서대로 이어진다고 하죠. 그래서 하루 종일 파티장에 온 것처럼 분위기가 흘러간다고 해요. 모든 축하와 이벤트들이 결혼식 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뒤풀이 문화가 따로 없다고 해요. 대신 예식 자체가 훨씬 풍성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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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도 '니지카이'라고 불리는 2차 파티 문화가 있다고 해요. 한국의 뒤풀이와 비슷하지만, 훨씬 더 체계적이라고 해요. 사전에 장소를 정해놓고, 이벤트마다 시간을 정해놓고, 참가비도 있다고 하죠! 그리고 신기했던 점은 회사 동료, 친구 이렇게 참가자들이 그룹으로 나눠지기도 하고 사회자가 따로 있어서 진행을 맡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한국의 뒤풀이와는 사뭇 다른 또 하나의 공식 행사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모습을 보면 일본의 체계적인 문화가 잘 드러나는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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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 갔을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있죠! 바로 축의금인데요, 한국에서는 식장에 들어서기 전 봉투에 담은 축의금을 내고 식권을 받아요. 이 봉투 안에 들어간 금액으로 관계에 대한 깊이를 표현하게 되는데요. 지인, 직장 동료같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관계는 보통 5만원부터 정말 가까운 친구들은 10만원 이상을 넣는 경우가 많아요. 이후 상대방이 결혼을 할 때 비슷한 금액으로 응답을 하죠. 찾아보니 이걸 '관계의 통화'라고 표현한다고 해요. 한국은 이 문화가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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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주로 '웨딩 레지스트리(wedding registry)'라는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해요. 신혼부부가 필요한 물건을 미리 리스트에 정리해두면, 하객이 그중에서 골라 선물하는 방식이에요. 그 안에는 침구류부터 식기 세트, 토스터기 등 정말 필요한 실용적인 물건들이 많다고 하죠! 선물이 중복되지 않게끔 리스트가 관리되는 시스템이고, 가격대도 다양한 선물을 골라 넣을 수 있어서 하객들이 각자 예산에 맞는 선물을 고를 수 있다고 하죠. 선물을 주는 사람도 그렇고 받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게끔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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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축의금 문화에는 예의가 중요하게 여겨진다고 해요. '고시기'라는 전용 봉투에 현금을 넣어 전달하는데, 봉투의 디자인, 돈의 방향, 홀수 금액 여부까지 신경 써야 된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직장 상사는 보통 30,000엔 이상의 축의금을 내는 것이 예의로 여겨지고, 직장 후배가 선배보다 더 많이 내는 것은 오히려 실례가 될 수도 있다고 해요. 금액의 크기보다는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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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단순히 한 커플의 출발점만은 아닌 것 같아요. 사회가 사랑을 어떻게 바라보고, 관계를 어떻게 맺고, 축하를 어떻게 나누는지를 보여주는 문화의 거울인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는 프로포즈가 인생의 결정적 장면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조용한 약속일 수 있어요. 또 뒤풀이는 진심 어린 교류의 시간이 될 수도 있고, 결혼식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도 있겠죠. 축의금 또한 현금일 수도 있고 선물일 수도 있지만 결국 마음을 전하는 방법은 같아요. 이미 결혼하신 분들이라면, 요즘의 결혼 문화를 보며 "나는 어땠지?", "지금이라면 어떤 방식을 원할까?" 하고 돌아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또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분들도 어떤 걸 추구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살펴본 것들을 보면 결혼은 개인의 성향도 성향이지만 사회의 문화, 분위기, 주변의 기대에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시대의 유행과 흐름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가게 되는 것 같죠.
만약 이런 문화적인 영향이나 주변의 시선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결혼을 할 수 있다면 어떤 모습으로 맞이하고 싶으신가요? 누군가와 함께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이 순간을 어떤 감정과 어떤 기억으로 간직하고 싶으신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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