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요즘 옆집 사람 이름 아세요..? 아니면.. 얼굴은 기억하시나요? 😅 뭔가 한때는 옆집에 내 집처럼 들어가고, "아저씨~ 아줌마~" 하면서 과자 달라 그러고 했던 게 일상이었는데 이제는 얼굴조차 잘 모르다 보니 뭔가 많이 변했네 싶더라구요..! 심지어 저희 집은 "엄마 아빠 오늘 늦으니까 oo네서 밥 먹고 있어~" 이런 말과 "이 반찬 옆집에 가져다주고 와~" 이런 말이 되게 자연스럽고 일상이었거든요. 지금은 아파트 층간 소음보다 반찬 나눔이 더 낯설게 느껴지는 시대잖아요.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변한 걸까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이웃'이라는 관계를 중심으로 세대별 변화를 들여다보고 그 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감정과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더 나아가서 다른 나라의 이웃 문화는 또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동네는 '지역'이 아니라 '관계', 이웃은 '옆집 사람'이 아니라 '확장된 가족'
"이거 어제 끓인 된장찌개인데 같이 나눠 먹어요.", "이사 왔어요? 너무 반가워요~", "오늘 너네 엄마 늦는다고 하시니까 우리 집에서 저녁 먹고 놀구 가!" 이 문장들, 낯설지 않죠? 지금은 좀처럼 듣기 힘든 말들이지만 80-90년대 심지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의 일상 그 자체였어요. 놀이터에서 다 같이 뛰어노는 동네 아이들, 아이들을 같이 키우는 동네 어른들 지금 생각해 보면 훈훈하고 피식하고 웃게 되는 재밌는 기억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이사를 가서 이사 간 동네에서 친해진 친구들과 아직도 만나는데요. 옛 추억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서 아직도 웃고 서로 놀리고 그래요! 뭔가 지금을 기준으로 과거를 회상해 보면 조금 외롭고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거 같아요. 다들 좋은 마음으로 배려하고,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해 주는 것인데 정은 부족한 느낌.. 저만 느끼는 거 아니죠? 🥺
지금, 우리는 어디쯤 와 있을까?
이제는 옆집에 들어가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고, 초인종을 누르기 전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죠. 뭔가 부탁하고 싶거나 말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도 "왜 저 사람 나한테 부탁하지?" 또는 "불편한데 왜 자꾸 말 걸지?"라고 느낄까 봐 괜히 조심스러워져요. 사실 부탁은커녕 낯선 사람과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마저도 바로 경계심부터 드는 게 현실인 것 같아요. 현대 사회에서 '이웃'을 바라보는 키워드는 '불편하지 않은 거리 유지'라고 해요. 인사를 나누는 건 정말 희귀한 일이고, 같은 층 사는 사람이랑 엘리베이터를 타도 서로 핸드폰만 바라보고 침묵하게 되잖아요. 여기서 더 심각한 문제는 이웃 간 다툼인데요. 뉴스만 틀면 단골로 나오는 주제이기도 해요. 층간 소음 / 주차 문제 / 반려동물 소음 등 이런 갈등은 커져서 법정으로 가는 경우도 허다해졌어요. 왜 이렇게 바뀐 걸까요? 이번에 뉴스레터 글을 이 주제로 생각하면서 여러 기사들을 찾아봤는데요. 한국의 도시화 / 핵가족화 / 1인 가구 증가 / 디지털 중심 소통 방식이라는 주장들이 많더라구요. 기사들을 보면서 괜히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 저의 일상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제 사람들은 '관계'에서 안정보다 피로를 먼저 떠올리는 것 같아요. 누군가와 얽히는 것보다 그냥 모르는 사이로 지내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끼기도 하는 것처럼요.
나쁘고 안 좋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문화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도 많을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일이 생길 때, 집에 귀가할 때 이웃 주민임에도 경계하면서 들어가야 될 때, 명절이나 주말 공휴일에 느끼는 고립감과 외로움 등 이웃과 단절된 세상에서 사는 건 단순한 대화의 부재가 아니라 공동체적 안심망이 사라졌다고 느껴져요.
한국과 다른 나라들의 이웃 문화
우리나라에서 이웃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면, 다른 나라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대표적으로 미국과 영국,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이웃 간 간섭이 거의 없는 문화가 오히려 '예의'로 받아들여진다고 해요.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다 보니 먼저 인사하거나 말을 거는 게 실례가 되는 경우인 거죠. 한편, 남미나 동남아 지역은 정반대예요. 거리도 좁고 그만큼 마음의 거리도 좁아서 누구든 쉽게 이야기를 걸고, 음식도 나누면서 친근하게 지낸다고 해요.
저는 되게 의외였던 게 제가 종종 보는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이웃과 되게 가깝게 지내고, 자주 이야기 나누는 모습들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더 찾아보니, 일부 도시나 지역에서는 거리감 있는 이웃들을 위해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더라구요. '네이버후드 블록 파티(Neighbor Block Party)라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 바베큐를 하며 서로 자신과 가족을 소개하고,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뛰어다니면서 노는 행사라고 해요! 비슷한 사례로 영국의 한 작은 마을에서는 '차를 나누는 시간(Tea Time with Neighbors)'같은 이웃 행사가 있다고 해요.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면서도 이웃 간의 관계를 위해 나라와 지역에서 힘을 쓰는 모습이 인상 깊어요! 물론 한국에서도 지역이나 동네에서 이웃 간의 관계와 커뮤니티를 위해 힘을 쓰고 있는 게 느껴져요. 가까운 예를 들면 아파트 단지마다 진행되는 야시장 이런 게 있겠죠? ☺️ 한국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도시사회고 그만큼 개개인의 삶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요. 이런 환경 속에서 이웃과 친해지는 게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웃 간의 관계에 대해서 그리움도 많이 남아 있는 사회예요. 그렇다 보니 “그땐 그랬지~”하면서 추억하고, 회상하는 것 아닐까요?
오늘 동네 이웃 간의 관계에 대해서 변화하고 있는 사회 모습과 제 경험담 그리고 다른 나라들의 모습까지 살펴봤는데, 어떠셨나요? 분명 “그땐 그랬지~”하며 미소 짓는 분도 계실 거고, “지금 나와 이웃은 어떤 사이지?”하며 생각해 보시는 분도 계실 거라 생각해요. 과거처럼 ‘우리’라는 명칭이 어울릴 만큼 가깝게 지내는 것도, 지금처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것도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이웃’이라는 단어 자체가 우리에게 여전히 따뜻한 울림을 주고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
여러분들은 어떤 이웃이고 싶은가요? 그리고 어던 이웃을 만나고 싶은가요? 이 글을 읽으면서 한 번쯤 고민해 보고 아쉬운 것들이 있다면 조금씩 변화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요즘 자주 마주치는 옆옆집에 여성분이 있는데.. 오늘도 마주치면 먼저 인사해 보려구요!ㅋㅋㅋ🫢